리튬배터리 에너지밀도 극대화하는 3차원 구조체 개발
국내 연구팀이 배터리 속 리튬(Li) 이온의 이동을 돕는 가벼운 3차원 고분자 구조체를 개발했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면서도 경량화에 기여할 수 있어 미래 배터리 기술의 기반으로 주목받는다.
포스텍은 박수진 화학과 교수팀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송규진 선임연구원,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배터리의 리튬(Li) 금속 음극에서 리튬 이온 이동을 돕는 3차원 고분자 구조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2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공개됐다.
리튬 금속을 사용한 배터리 음극의 에너지 용량은 1그램(g)당 3860밀리암페어시(mAh)로 현재 상용화된 흑연(C) 음극과 비교해 10배 이상 크다. 배터리를 충·방전하는 과정에서 리튬 이온이 균일하게 분포되지 않으면 '죽은 리튬'이라는 영역이 생기며 배터리 용량과 성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 음극에서 리튬 금속이 한 방향으로 길게 자라나 반대편 양극에 닿으면 내부 단락이 발생한다.
리튬 금속 음극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3차원 구조체를 활용해 음극에서 리튬 이온 이동을 최적화하는 연구가 활발하지만 대부분 무거운 금속이 사용돼 배터리의 무게가 무거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리튬 이온과 친화성이 높은 고분자 물질인 '폴리비닐 알코올'과 탄소 나노 튜브(tube)·구(sphere)를 활용해 하이브리드 다공성 구조체를 개발했다.
배터리 속 리튬 이온은 연구팀이 개발한 다공성 구조체 틈새로 이동하며 배터리를 급속으로 충전하는 상황에서도 리튬 금속 음극에 균일하게 증착됐다. 구조체가 적용된 배터리는 200주기 이상 충·방전을 반복한 후에도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또 연구팀은 "실험실 수준의 코인(coin) 셀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는 파우치(pouch) 셀 수준으로 실행을 진행했다"며 "기술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교수는 "리튬 금속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전했다. 송규진 선임연구원은 "배터리 경량화와 고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달성한 구조체가 미래 배터리 기술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